지리산칼럼
산이 슬플때
산이 슬퍼 울때
바라만 보다 울컥 함께 울었다
세속의 모든것을 다 잃어버린 어느날
산은 넓은 품과 등을 내주어 쉬어가라 했었다
연유는 내가 그러했듯이
상처입은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나
반야봉에 놀던 바람이 귓속을 스칠때
이젠 내가 그에게 수건을 건넨다
그가 사랑했던 산새와 나무와
칠선계곡 무이파의 생채기에
잠든 아름드리 구상나무도
지리품에 든 산우이기에
산이 슬퍼 울때
바라만 보다 울컥 함께 울었다.
지리산어느골짜기를 정처 없이 떠돌다
날 어두워지면 자리펴고 하늘의 별과 바람과 밀어를 나누며
멧돼지와 고라니 녀석들이 잠꼬대를 하면 씨이익 웃으며 침낭을 끌어 푹 뒤집어 쓰고 잠들면 되니..,(반야봉 아래서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