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칼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앞장서서 훼손한 지리산 [신선너덜] (수정)

꼭대 | 3202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앞장서서 훼손한 지리산 [신선너덜]

 


지리산 국립공원 중산리지구의 순두류 부근에 [신선너덜]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깊은 지리산중 한 아름 넘는 둥근 바위들이 마치 조물주가 쌓아 놓은 듯 백여 미터 넘게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신선너덜]은 옛날부터 예사롭지 않은 곳으로 인식되어 ‘옛날 마고할미가 장독간에 모래를 깔고 싶어 치마에 모래를 싸 가지고 가던 중 구멍 뚫린 치마사이로 모래가 흘러내렸는데 이 모래가 커져서 바위덩어리를 되어 신선들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만들어져 구전되고 있으며,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오던 옛 선현들의 지리산 유람록에도 [신선적(神仙磧)]으로 등장하는 지명으로서 옛날부터 지리산에서 손꼽히는 명승지였다.

 

 

신선너덜.JPG
*훼손되기 전 신비롭고 장쾌한 지리산 [신선너덜]

 

 

현재 이곳은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어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의해 보호 관리되고 있으나, 최근 국립공원의 자연보호가 주 임무인 공원관리공단이 오히려 훼손에 앞장서서 [신선너덜]의 돌더미를 무더기로 채취 반출하여 [신선너덜]의 신비감과 장관은 다시는 되돌 릴 수 없이 초라하게 훼손될 지경이 되었다.

최근 목격된 바에 의하면, 관리공단에서 인근의 치밭목대피소의 신축 공사를 하면서 건축자재로 사용하기 위하여 무단으로 [신선너덜]의 돌무더기를 대형 포대에 담아 헬기로 대량 반출을 계획한 것이다.

 

 

신선너덜 돌 반출.jpg
*공원관리공단에 의하여 무단 반출하기 위해 대형 포대에 담긴 신선너덜의 돌무더기

 

 

 

 

신선너덜 돌 반출2.jpg

*헬기로 반출을 기다리며 [신선너덜] 곳곳에 널려 있는 바위 포대들. 신비로운 장관을 연출하던 [신선너덜]이 왜소하게 훼손되어 버렸다.

 

 

등산로 정비나 지리산 내 시설물 설치를 위하여 주변에 흩어져 있는 돌들을 사용하는 수준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아파트 건설을 위하여 해수욕장의 모래를 덤프트럭으로 퍼가듯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명승지를 이루고 있는 자연물인 바위를 대량으로 훼손하는 것은 명백히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설립 근거가 되고 있는 자연공원법 위반이다.

 

국립공원구역 안이든 바깥이든 어디든 공사용 자재로 바위가 필요하면 합법적인 자재의 구매 절차에 따라 구입하면 될 일이고 예산이 모자라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공사 범위를 조정하면 되는 것이지, 공원구역 계곡에 아무렇게 널려 있는 바위조차도 함부로 인위적으로 옮겨도 안 될 일인데 하물며 명승지를 이루고 있는 바위더미를 허물어 훼손하면서까지 공사용 자재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기본적인 자연보호 인식부터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천박한 발상이다.

 

이러려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립공원의 많은 구역을 출입금지라는 부처이기주의의 장벽을 세워놓고 국민들이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하였나.

 

이미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은 수년 전 등산로를 정비한다는 명목으로 벌목허가 없이 공원구역에 있는 생 나무를 무차별적으로 베어 계단을 만들거나 목책을 세우는 등 자연보호라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본연의 역할에 역행한 일들을 저질렀으나 통제받지 않고 감시받지 않아왔다.

나무는 다시 심으면 시간이 흘러 후대에서는 복구 할 수야 있지만 바위는 영원히 복구할 수 없는 자연물이다. 공원구역 내에 시설물의 공사자재를 손쉽게 확보하기 위한 행정편의적인 발상으로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명승지를 아무렇지 않게 훼손해버리는 관리공단의 인식이 이 정도라면 국립공원을 이들에게 맡겨 두어도 될 것인가.

 

 

<요구사항>

1. 환경부는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 있는 [신선너덜]의 바위들이 대량 반출되어 훼손된 경위를 조사하여 공개하라.

 

2. 공원구역 내에 있는 바위의 반출은 명백히 자연공원법 23조 위반이며, 공원의 자연보호를 임무로 하고 있는 공원관리공단이 자연공원법 위반에 앞장섰다면 이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존립 기반이 되고 있는 자연공원법 위반이므로 환경부는 자연공원법을 위반한 개인과 기관을 고발조치하고 결과를 공지하라.

 

3. 환경부는 등산로 정비사업 계약서 등을 확인하여 공사자재의 공급과 관련된 비리가 없는지 확인하고 공개하라.

 

4.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유사한 자연훼손 재발 방지를 위한 시민감시체계를 비롯하여 실효성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5. 신선너덜 본래의 모습을 최대한 복구하라.

 

 

 

 

 

[이 게시물은 꼭대님에 의해 2016-12-21 10:52:26 지리다방에서 이동 됨]
21 Comments
꼭대 2016.11.28 15:41  
수년전,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샛길을 막는다고 지리산 곳곳에 생 나무를 무자비하게 벌목한 많은 사례가 있었을 때, 민원을 제기할 경우 피해를 입는 공단 직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공단에 경고만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사례는 심각한 자연훼손 뿐만 아니라 문화재의 훼손이 발생하여 시급히 복구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며, 자연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공단의 인식변화가 있어야 하기에 환경부에 민원 접수하였습니다.

보다 큰 힘으로 바로잡기 위하여 언론, 시민단체 등 제보가 필요한 곳으로 퍼 날라 주시기 바랍니다.

첨부한 사진의 출처는 제보자 보호를 위하여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가객 2016.11.28 18:09  
어떤식으로든 저지를 해야하며,강력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민원접수 처리기간동안도  수 많은 돌들이 사라질 터인데...
산꾼들이 지리산국립공원 동부관리소앞에서 피켓이라도 들어야할 사항입니다.
古城子 2016.12.02 01:16  
어쩌다 들어와
지리산 박물관에 들려
정령치의 마애불에 대한 해석을 보고
불교에 대한 식견 높음에 감탄하였고

돌을 날라 어쩌구 한다는데 대해 걱정 분노를 보니 지리산 사랑  산꾼의 애정과 열정 새삼 느끼게 되네요.

건강은 하신지
궁금했읍니다.

7순회합도하신 것을 보고
안심하기도...

반가워서 몇자 인사 올려요..
백산 2016.11.28 18:44  
신선너덜의 돌들을 공사 자재로 보는 천박한 인간들이 국립공원지킴이라니... 쯧쯧...
두루 2016.11.28 19:20  
제보할수 있는 언론사나 sns를 통해서 알려도 될까요?
꼭대 2016.11.28 19:23  
최대한 알려주시고,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어디에 올렸는지 올려주기 바랍니다.
센드빅 2016.11.28 20:20  
MBC경남 뉴스제보란에 제가 찍은사진과함께 제보하였습니다
미소 *^^* 2016.11.28 22:16  
나라도 그렇고,국립공원도 그렇고 정말 제정신들이 아닌듯합니다
솔레이 2016.11.29 09:05  
아직 가보지는 못한 '신선너덜'이지만...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군요. ㅠㅠ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연보호라는 명목으로 대부분의 길을 통제해놓고는...
공단 스스로 자연을 훼손하는 현장 당근 고발해야겠지요.
어쩌면 이런 일을 감추려고 통제하는 것은 아닌지... ㅠㅠ
엉겅퀴 2016.11.29 09:14  
제발 건전한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되기를!
아브다비보령 2016.11.29 10:53  
국립공원 직원들은 공원이 마치 자기네들 소유처럼 마구 파 헤치는군요


보존해야할  곳 조차도 모르고 훠손하는 공단은 각성하라~~~
하염없이 2016.11.29 18:47  
오늘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전화를 했었는데
담당자는
"치밭목대피소와 하봉 사이에 유실 된 등산로 정비 목적으로 쓸려고 했었는데
헬기 사정(?)으로 한개도 사용하질 않았다
오늘중으로 원상 복구 하겠다."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만..
아브다비보령 2016.11.29 20:08  
수고 하셨습니다.
직접 전화하셔 항의하니 꼬리를 내리는군요
솔바우 2016.11.29 19:02  
상식이 없는 대통령이나 국립공원이나 오십보 백보입니다.

그저께 일욜에 상봉오르면서 보니 위사진 보다 대형마대 숫자가 더많아 보였습니다.
나뭇잎이 다떨어져서 잘보이더군요. 참말로 얼척(어처구니)이 없습니다.ㅠㅠ
동살 2016.11.29 19:35  
지리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들이 산을 훼손하구 있으니 천벌을 받을거다.....
풀내음 2016.11.29 22:47  
무식한넘이용감하다.ㅉㅉㅉ
발상의자체가무지한분들이하였던것이네요?
나라꼴이나 한심한ㄱㄹㄱㅇㅈㅇ이나별반차이가없네요,
다우 2016.11.30 10:24  
공단직원으로서 매년 일정시간 이상의 소양교육을 받도록
강제하는 법이라도 생겨야합니다
유키 2016.12.01 19:16  
마고할미의 공깃돌을 훔쳐가면 마고할미가 싫어합니다.
불매골 2016.12.01 23:49  
이런일이~
적극적인 대처로 귀중한 자연유산 훼손을 막았군요.
수고하신분들.. 큰일 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산유화 2016.12.04 15:50  
우찌 이런일이 있을까요?
그 곳의 돌을 헬기로 옮겨 치밭목대피소 공사에 쓰겠다는 발상을 어느분께서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대단하단 말 밖에 할 말이 없네요.
우리가 나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산에 들때마다 이곳 저곳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겠어요.
kimjchan 2017.01.05 08:24  
무엇을 왜 보호해야 할지도 모르는 분들이  벌이는 불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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