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사람
<서산>대사의 지리산 자취 - 9. 조선불교 대종장들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곳 [벽송사(碧松寺)]와 <벽송&…
함양 마천의 [벽송사]는 옛 절터 앞마당에 있는 삼층석탑의 양식을 보아 라말여초 창건된 것으로 보는데,
옛 절의 이름은 전해진 것이 없고1520년에 <벽송>대사가 초암(草庵) 수준으로 무너진 이곳에 자리를 잡고 중창을 하여 비로소 [벽송사]라 불리게 되었다.
조계종단에서 인정하는 우리나라 불교 [선종]의 법통을 이어온 선맥을 보면 다음과 같다.
(중략)
제28조 <보리달마> ; 인도인으로서 동쪽으로 가서 중국에서 [선종]을 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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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조 <태고보우> ; 조선 [선종]의 초조(初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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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조 <벽계정심>
제61조 <벽송지엄> (1464-1534년)
제62조 <부용영관> (1485-1572년)
제63조 <청허휴정(서산)> (1520-1604년)
(중략)
이것은 다른 말로 [벽송사]가 있는 지리산에서 한국 불교 법통을 네 분이나 배출하였으니 지리산이 품어내고 있는 인문적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지리산에 <벽송>대사가 자리를 잡은 이후 <벽송>대사 - <부용>대사 - <서산>대사로 이어지는 법통에서 배출한 기라성 같은 대 종장들이 지리산 일대에서 조선 중기 한 시대를 풍미하며 품어내었던 선풍의 열기를 떠올리면 그 기세가 무서울 정도이다.
<서산>대사가 <벽송>대사와 <부용>대사에 이어 [벽송사]의 제3대 조사로 전해지고 있으니 <서산>대사에게 있어 [벽송사]란 법통을 전해준 스승들의 선풍이 그윽한 곳이며 스스로도 선사상을 떨쳤던 의미 깊은 사찰이었다.
사실, 우리나라 사찰의 창건을 기록해 놓은 사찰기나 주석했던 조실들을 기록해 놓은 조사록은 대부분 과장이 심하여 믿을 바가 못 된다.
[벽송사]의 조사록에 기록된 제1대 <벽송>대사야 당연하고, 제 2대로 기록되어 있는 <부용>대사가 [벽송사]에서 명성을 떨쳤다는 사실은 <서산>대사가 기록한 [부용당 행적]에 의해 확실하지만, <서산>대사가 실제 주석하였다는 명확한 기록은 아직 없다.
지리산에서 불교의 법통을 잇도록 시초가 되었던 <벽송>대사는 1534년 수국암(壽國菴)에서 여러 제자들을 모아놓고 설법 후 차 한잔 다려 마시고 그대로 입적하여, 그 후 제자들이 의신동 남쪽 기슭에 석종(부도)를 만들어 봉안했다 한다.
<벽송>대사의 부도는 조선말 쌍계사로 옮겨져 현재 쌍계사 부도전에 있다.
[벽송사]는 한국전쟁 때 소실된 후 제대로 중창을 하지 못하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체 불명 형태의 당우 몇채가 있을 뿐이어서
한국 선불교의 종가로서의 품격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이 초라하기 이를때 없었는데 근래 중창을 통하여 간신히 전통적인 사찰의 모양을 되찾아 놓았다.
바로<서산>대사의 [청허당]과 <부용>대사의 [부용암]이다.
지리산꾼들에게 [벽송사]는 상내봉 능선의 산행 출발지로서 멀 발치로 한번 바라보고 산길이 있는 숲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곳이었는데,
이제 잠시 짬을 내어 지리산이 배출한 한국 불교의 대들보들인 <벽송>대사, <부휴>대사와 <청허서산대사>를 상징하는 당우를 둘러보며
500여년전 이곳에서 깨달음을 위하여 생사를 초월하여 용맹정진하던 선승들의 열기를 느껴볼 수 있다면 지리산 그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이 후답자로서 뿌듯해질 것 같다.
*두류능선 끝자락 점태양지에서 광점동으로 내려가는 도로에서 바라본 벽송사의 [부용암]
*벽송사에서 우측으로 능선을 넘어가면 암자가 두채 보이는데 아래가 [부용암]이다.
*부용암 현판
*벽송사에 들어서면 담 안쪽 우측에 있는 [청허당]
*<서산>대사를 기리며 세운 [청허당]
운이 좋으면, 선승들이 들어찬 청허당에 고승이 찌렁찌렁하는 목소리로 설법을 펼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벽송사 뒤에 있는 옛 절터 앞마당의 승탑과 삼층석탑
*삼층석탑 형식을 통하여 <벽송>대사가 [벽송사]를 중창하기 전 절터의 창건이 라말려초임을 짐작할 수 있다.
*석탑 옆에 있는 도인송과 미인송
*삼층석탑이 있는 옛 절터의 앞마당에서 바라본 벽송사 전경과 조망
*벽송사 주변 지형도
**참고문헌
1. 화개면지편찬위원회 - [화개면지]
2. 하동군 - [서산대사 유적지 정비사업 계획서]
3. <서산대사> - [청허당집]
4. 하동문화원 - [하동군지명지]
5. 진주문화원 - [국역 진양지]
6. 동국대역경원 - [서산대사집]